일본 해외 구매대행업 초보자가 쓰는 사업 일기 - 6편

 

안녕하세요?


지난 5편에서 제 첫 영업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저는 솔직히 훨씬 더 잘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자신감이 없어져서 저 자신한테 크게 실망했어요. 그래서 그날 집에 와서 많은 연습을 했어요. 상대가 불쾌해할 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 이것도 저것도 아닐 때로 상황을 나누어서 제 모습을 녹화하며 1인 롤 플레이를 했던 기억이 나요.


과연 두 번째 영업 때는 잘했을까요? 😊 바로 시작할게요.


2022년 11월 4일


오늘도 목표는 10곳. 어제의 부족함을 만회하기 위해 마인드를 영업맨으로 무장했으나 역시나 실력보다 마음이 앞섰던 탓인지 버벅대기도 했고 실수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울산 호연초등학교 근처에서 총 5곳을 영업했습니다.


병원만 영업하는 방향에서, 업종을 따지지 않는 방향으로 변경해 아무 곳이나 가려고 했는데 또 정말 아무 곳이나 가려니까 막연한 느낌이 있어서 나름 기준을 정했습니다. 가게 주변이 깨끗할 것. 간판이 온전히 붙어있을 것. 실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것. 비즈니스가 분명할 것. 쉽게 말하면 정상적인 곳만 가겠다는 뜻입니다.


처음 간 곳은 건축 사무소였습니다. 입구를 들어서니 직원으로 보이는 다섯 분 정도가 있으셨고, 제 뒤에서 한 분이 더 들어오셨습니다. 중년의 남자분이었는데 알고 보니 대표님이었습니다. 저는 인사를 드리고 준비한 영업자료를 꺼내며 바로 멘트를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20대 청년 사업가 이종우라고 합니다. 일본 가장 위쪽 지역 홋카이도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고, 한국에서 맛보기 어려운 상품들을 기프트 세트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픈 기념으로 10,000원 쿠폰도 증정해 드리니, 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이용 부탁드립니다."


멘트를 끝내고 영업자료를 전달해 드렸습니다. 어제보다는 버벅댐이 많이 줄었습니다. 긴장감도 조금 줄었고요. 자료를 받은 직원분께서 "어... 예 나중에 한 번 보겠습니다." 말씀하셨고, 옆에서 보고 계시던 대표님은 계속 웃고 계셨습니다. 😅 저는 인사를 하고 바로 뒤돌아 나왔습니다.


오늘도 역시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협회 사무실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곳은 멘트하지도 못하고 바로 쫓겨났습니다. 제가 인사를 드리고 영업자료를 꺼내 설명하려는 순간 나가달라고 말씀하셨거든요. 😋 이 다음에도 3곳을 더 갔었는데 맨 처음 갔던 곳과 분위기가 비슷했습니다. 다들 저를 신기하게만 생각하고 저희 상품에는 관심이 없는 눈빛이었습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미용실이었습니다. 젊은 여성분이 여러 가지 정리하고 계셨어요. 

슬라이드 도어가 활짝 열린 상태로 고정되어 있었어요. 바로 들어가서 인사를 드리고 멘트를 시작했지요. "저는 20대 청년 사업가 이종우라고 합니다. 일본 가장 위쪽 지역 홋카이도에서... 중략... 이용 부탁드립니다." 멘트를 끝냈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저희 상품에 관해서 관심을 보였습니다. 잠깐 앉으라고 말씀하셨고, 영업자료와 저희 쇼핑몰을 폰에서 바로 열어서 하나씩 설명해 드렸습니다. 상품가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셨는데 현재 150,000원에 판매하고 있고, 쿠폰을 사용하시면 14만 원에 구입하실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일본 과자 세트라 하더라도 가격이 비싼 것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저희도 그 부분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만들거나 하여 개선하겠습니다." 하고 답변드렸지요. 그러고 나서 가방을 메고 나가려는 저에게 수고하신다는 말과 사탕 2개를 챙겨 주셨어요. 😉 서로 명함도 주고받았고요. 오늘 온종일 반응이 별로였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러고 나서 다음 곳을 가려고 했는데 개인 사정 때문에 마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미용실이 오늘 마지막 영업한 곳이 되었어요. 볼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생각을 많이 했어요. 뭔가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어떠한 상품을 만들었고, 영업해서 알리고, 마음에 든 고객이 구매하고. 전반적 플로우로 봤을 때는 이상할 게 없는데 계속 핀트가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문제점을 도출해 봤어요.


1. 오프라인 영업을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한다.

2. 일반적으로는 사전에 약속을 잡고 만나거나 하지 나처럼 무대뽀로 가지 않는다.

3. 전단지 같은 것들도 입구에 붙여 놓고 가지 나처럼 들어가서 영업하지 않는다.

4. 사람들이 이러한 방식을 경험한 적이 없거나 오래됐기에 경계심이 심해진다.

5. 사람들은 온라인에 매우 익숙해져 있어서 대부분의 정보를 온라인에서 습득한다.


크게는 위 목록과 같고, 더 생각해 보면 끝도 없더라고요. 😅


일본 담당자분과 이 주제로 또 길게 회의했어요. 며칠 동안 생각하다가, 일단 영업은 계속하기로 하고 쿠팡, 롯데ON과 같은 EC 플랫폼에 모두 입점하기로 했어요.




위와 같이 EC 입점 업무를 만들었어요. 롯데ON, 11번가, 쿠팡, 티몬, 인터파크, GS SHOP 등등 국내 모든 곳을 목표로 했어요.


저희 쇼핑몰 잘 꾸려나갈 수 있을까요? 😏

다음 7편에서는 EC 입점 과정, 영업하며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진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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