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외 구매대행업 초보자가 쓰는 사업 일기 - 5편
안녕하세요?
직장인 분들은 연말정산 시기라 많이 바쁘실 것 같아요. 저는 개인 사업자라 1월, 7월 부가가치세 신고,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항상 하는데 할 때마다 바빴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이번에는 연말정산 절차가 간소화 되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데 창문 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가 정말 무섭습니다. 공원에 운동을 다녀왔는데 너무 추웠습니다. 주말에도 맹추위가 이어진다고 하니, 항상 말씀드리지만 우리 모두 건강 챙겨요~ 😜
그럼, 4편에 이어서 5편을 시작하겠습니다.
드디어! 모든 판매 준비가 끝나고, 저 이종우가 난생처음 영업이란 걸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오프라인 영업을 말이죠.
2022년 11월 3일
부산역 근처 병원 세 군데에 영업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한의원이었습니다. 입구는 일부가 투명한 슬라이드 도어였습니다. 4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나무 의자가 들어가기 전 입구에 있었고요. 저는 너무나 긴장이 되어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서 생각했습니다. 바로 옆 화장실에 가서 쓸데없이 세수하기도 했습니다. 😁
밖에서 안이 살짝 보였는데 원장님 포스를 풍기시는 분이 데스크 바로 앞에 계셔서 조금 뒤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20분이 지났는데도 그분이 계속 무언가를 하고 계셔서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마음 딱! 먹고 버튼을 누르고 들어갔습니다.
영업 때 나를 어떻게 소개하고, 어떤 설명을 할지, 준비한 영업자료를 어떻게 전달할지 사전에 연습했었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은 탓인지 역시나 버벅댐의 연속이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20대 청년 사업가 이종우라고 합니다. 일본 가장 위쪽 지역 홋카이도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고, 한국에서 맛보기 어려운 상품들을 기프트 세트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픈 기념으로 10,000원 쿠폰도 증정해 드리니, 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이용 부탁드립니다..." 이 짧은 문장을 말하는데 도대체 몇 번을 버벅댄 건지 모르겠습니다^^
두 분은 간호사로 보였고, 한 분은 원장님으로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웃는 얼굴이셨는데, 말을 끝내고 나니 다들 표정이 굳으셨습니다. 아뿔싸 싶었죠. 😅 준비한 영업자료를 드리고 바로 나왔습니다. 뒤를 돌아서는 저를 향해 "고마워요. 안녕히 가세요." 이 한마디가 왜인지 너무 좋았어요.
아무 생각 없이 같은 건물 아래층에 있는 성형외과에 바로 들어갔습니다. 데스크에 젊은 간호사 두 분께서 앉아 계셨습니다. 손님도 꽤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처음보다 더 긴장되었습니다. 문전 박대당하든 말든 일단 영업한다는 마인드로 첫마디를 열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20대 청년 사업가 이종우라고 합니다. 일본 가장 위쪽.... 블라블라" 버벅댐도 여전했습니다. 너무나 긴장했는지 준비한 영업자료를 안 주고 인사하고 바로 나와버렸습니다. 😒 아차! 하고, 바로 다시 들어가서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영업자료를 드렸습니다. 두 분 모두 제가 설명하는 자료를 쳐다봐 주셨고, 많이 웃어주셨어요. 약간 저를 신기한 사람 보는 듯한 눈빛이었어요. 인사를 드리고 바로 나왔습니다.
건물 전체가 대부분 병원이었는데 다음은 정형외과로 향했습니다. 손님이 한 분도 없었고 분위기가 휑했습니다. 데스크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제가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하니까 중년의 간호사분께서 방에서 나오셨습니다. 방 안에서는 시끌벅적 소리가 들렸는데 잠깐 휴식 시간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또 바로 멘트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20대 청년 사업가 이종우라고 합니다. 일본 가장 위쪽... 중략... 이용 부탁드립니다." 말을 끝냈습니다. 이번에는 버벅댐은 조금 줄었습니다. 영업자료도 전달했고요. 그런데 긴장감은 한층 더 심해졌습니다. 감사하게도 문전 박대는 하지 않으셨고 표정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으셨지만, 제 눈과 설명자료를 번갈아 쳐다보시며 잘 들어 주셨습니다.
원래 오전에 5곳, 오후에 5곳 10곳이 목표였는데 클루지가 너무나 심하게 발동해서 오전에 이렇게 3곳만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햄버거를 먹으러 갔었는데 다 먹고 나왔는데도 얼굴이 여전히 빨갛고 긴장을 잔뜩했습니다. 클루지 목록을 뽑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너무 쪽팔린다.
2.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3. 입장 바꿔 생각해 보니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첫날에 바뀐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보통 길에서 전단지 나눠주거나 하시는 분들 보면 솔직히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불편해했습니다. 와... 그런데 정말 그분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영업을 한다는 게 명함 인쇄하고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영업하면 돈 많이 번다는 얘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절대 거저 버는 거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았습니다. 세상일 쉬운 거 하나 없겠지만요. 😅
그렇게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쯤에 컴퓨터를 켰습니다. 저희 쇼핑몰이 Google Analytics와 연동되어 있는데 혹시 오늘 영업한 사람 중에서 실제 접속이 있었나 확인하고 싶어서 말이죠. 과연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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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0명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저희 쇼핑몰 누적 매출도 0원인데 어찌 된 게 0이라는 숫자랑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에는 왜 하필 병원으로 영업하러 갔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우리가 보통 병원, 그리고 의사하면 돈을 잘 벌 것 같다는 느낌 있지 않습니까? 모든 병원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통계를 기준으로 했을 때 관련 직종이 소득수준이 높은 건 팩트입니다. 공략하고 싶었던 포인트는, 병원도 사내 복지 시스템이 있을 거고 직원들에게 특별한 날 선물을 챙겨 줄 텐데 그 선물이 우리 상품이 되었으면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생각해 보니, 제가 전달한 영업자료를 받은 간호사분께서 원장님께, "오늘 이러이러한 사람이 왔었는데 이런 자료를 주고 갔습니다. 한 번 보시겠어요?" 라고 하거나, 제가 직접 병원 원장님을 만나, "직원분들께 이러한 상품을 선물로 주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형태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전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다음날부터는 병원으로 한정하지 말고 그냥 눈에 띄는 아무 곳에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목표는 동일하게 10곳이었습니다. 과연, 저 이종우가 어마어마한 클루지와 긴장감을 깨고 영업을 계속 이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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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을 기대해 주세요. 😋
되게 재미있게 쓰고 싶었는데 아직 글쓰기 실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많이 읽고, 적용하고, 발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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